오랜 시간 곁에서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친구’라고 불러도 좋을까요?
대화를 해 주는 로봇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수많은 어휘들이 입력되어 있는 그 로봇에게 말을 걸면 상대방의 나이와 말의 내용을 인식하고는 적절한 대답을 해 준다는군요. 들어줄 사람이 없어 인격이 없는 로봇이 그 일을 대신하는 것이지요.
사실 귀는 늘 열려있어 듣는다는 것이 쉬운 일도 같지만, 누군가의 말을 들어준다는 건 내 일을 잠시 미뤄두는 것이고, 하고픈 말을 참고 인내심 있게 에너지를 들여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지요.
힘들고 슬픈 일을 함께 나눌 사람 몇을 얻기가 쉽지 않고, 즐거운 일에 함께 진심으로 기뻐해줄 사람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일 겁니다.

남의 힘든 이야기를 다 들어줄 만큼 맘에 여유가 없고, 그의 행복에 박수를 쳐 주기에 인색한 경쟁 사회가 우리의 현실인지도 모르겠어요.
좋은 친구 소개시켜 드리고 싶어요,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이 친구랑 얘기하면 재밌어요. 화가 잔뜩 나서 막 하소연을 하다보면 어느 새 마음이 풀려 ‘그럴 수 있지’하고 있는 날 발견하고, 답답하고 힘든 짐을 잔뜩 가져 와 풀다보면 그 친구에게 하나 둘 다 주고 나는 가벼워져있는 걸 보게 되지요. 그 뿐인가요?
불평도 늘어놓다 보면 어느 새 감사의 고백으로 바뀌거든요.
그 친구는 다만 들어주고 있을 따름인데 말이지요.

나만 겪는 고난이라면 그 친구가 공감해주는 걸 믿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모든 고통을 겪었기에 누구도 체휼을 할 수가 있고, 나를 사랑해서 생명까지 준 친구이기에 내 행복을 가장 기뻐해주지요. 그래서 그의 한마디는 내게 가장 큰 위로가 되고, 모든 것을 견딜 수 있는 힘이 되고, 믿고 따라갈 길이 되지요. 때론 너무 힘들어 아무 말없이 곁에만 있어도 내 맘을 다 읽기도 하지요. 우린 친구거든요.
예수 믿으세요. 좋은 친구를 얻는 겁니다.